time2026.03.29

Overwrite: A Pen Plotter as a Model of Time's Irreversibility

시각에서 시간으로

Time은 두가지 의미가 있다. 순간을 단위로서 표현하는 시각과 흐름을 나타내는 시간.

이 작품은 관람자에게 두 개념 사이의 변화를 느끼게 한다. 시각의 측정으로부터 시간만 느낄 수 있는 순간으로.

작동방식

펜 플로터가 시각을 종이 위에 그린다. 숫자가 완성되고 시간이 흐르면 그 위에 새로운 시각을 쓴다.

이 과정이 반복되면 결국 관람자는 시각을 읽을 수 없고 작성되는 그 시점에만 시간이 흐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.

관람자는 획이 움직이는 순간에만 집중해야 시각을 간신히 읽을 수 있다.

펜 플로터인 이유

모든 시계는 보는 순간 개인의 시간과 우주의 시간을 맞춘다. 그 점에서는 플로터 시계가 특별할 이유는 없다.

차이는 시각이 어떻게 존재하는가에 있다

  • 디지털 시계는 완성된 숫자를 보여준다. 시각은 항상 거기 있다. 보든 안 보든. 맞물림의 결과만 있고 과정은 없다.
  • 아날로그 시계는 바늘이 움직이고, 흐림이 보인다. 그러나 시각은 언제나 읽힌다. 시각은 사라지지 않는다.

이 작품은 처음엔 숫자가 보이고 시각을 읽을 수 있다.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숫자 위에 숫자가 쌓이고, 점점 읽을 수 없게 된다. 결국에 남는 것은 흐름뿐이다. 시각은 사라지고 시간만 남는다. 단, 펜이 움직이는 순간에는 시각을 알 수 있다. 그 순간에 집중하는 것, 그것이 관람자가 시간 안으로 들어오는 방법이다. 이 작품은 시각이 흐름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.

의미

시각은 점이고 시간은 선이다. 우리는 보통 시간이라는 흐름 위에서 하나의 점을 포착한다. 이 작품은 점이 선으로 녹아드는 걸 경험하게 한다. 이를 통해 시각이라는 건 환상이었다는 걸 드러낸다. 많이 기억할 수록 바보가 되는 것처럼 시각이 쌓일 수록 시각은 볼 수 없고 시간만이 남는다. 짧은 추상화가 무너진다. 이 작품은 추상화가 해체되는 과정을 물리적으로 보여준다.

참조

기화성 펜을 쓸 이유는 없다. 이것은 펜 플로터와 시간의 특성인 비가역성과 누적성을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.